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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형보윤린
댓글 0건 조회 76회 작성일 25-08-08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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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정책을 가리켜 흔히 '백년지대계'(百年之大計·백 년 앞을 내다보고 세우는 계획)라고 한다. 교육은 단순히 지식을 넘어 한 사람의 미래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만큼 단기적인 문제 해결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교육의 방향을 제시하고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의미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교육 정책은 백년지대계가 아닌 '오년지소계'(五年之小計)로 전락한 지 오래다. 정권의 차별성을 부각하기 위해, 혹은 여론에 휩쓸려 너무도 쉽게 바뀌고PC파칭코
있기 때문이다.
◆정권 바뀌자 흔들리는 교육정책
윤석열 정부의 대표 교육 공약이었던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도입이 새 정부에서 '교육자료'로 격하되며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고 있다. 국회는 지난 4일 본회의에서 AI 교과서의 지위를 교과서에서 교육자료로 변경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의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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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는 2023년 시행령을 개정해 교과서의 정의에 AI 교과서를 포함시키고, 2025년 전 학교 의무 도입을 목표로 AI 교과서 개발에 착수해 왔다. 하지만 정책 추진 과정에서 학부모, 교사 단체와 당시 야당인 민주당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전면 도입을 1년 유예하고 올해는 학교별 자율도입으로 방향을 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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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서 채택률은 전국 평균 33%에 그쳤다. AI 교과서가 교육자료로 격하되면서 향후 채택률은 더욱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교사 연수, 기기 구입, 인프라 구축 등에 쓰인 국가 예산 5천300억원과 민간 발행사들이 교과서 개발에 투자한 8천억원이 무용지물이 되는 셈이다. AI 교과서 민간 발행사들은 "어떻게 이럴수 있느냐"며 헌법소원 등 법적 투쟁도 2011년주식종목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정권의 입맛에 따라 급변하는 교육 정책의 흐름은 과거부터 이어져 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올해 고등학교 1학년부터 전면 도입된 '고교학점제'가 있다. 고교학점제는 학생이 진로·적성에 따라 과목을 선택하고 이수 기준을 충족한 과목에 대해 학점을 취득해 졸업하는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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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2018년 대학 입시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진로 탐색 중심의 교육을 목표로 고교학점제 도입을 공식 발표, 추진해 왔다. 고교학점제가 성공적으로 작동하기 위한 핵심 제도인 '내신 절대평가제(성취평가제)'도 약속했다. 내신 절대평가가 이뤄져야 학생들이 입시를 위한 내신 성적 걱정 없이 원하는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2023년 말 내신 부풀리기, 대입 변별력 약화 등을 이유로 돌연 절대평가 도입을 전면 백지화하고 상대평가 유지, 내신 5등급제 도입을 확정했다.
이명박 정부 때 적극 추진했던 '자율형사립고(자사고)'도 정권에 따라 존폐 여부가 달라진 대표적인 사례다. 자사고 정책은 2009년부터 교육의 다양성과 학교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본격화 됐다. 당시 전국에 약 50여 개의 자사고가 지정되고 대구 지역에도 4곳(경신고, 경일여고, 대건고, 계성고)이 자사고 지정을 받았다.
상위권 학생들이 자사고로 몰리며 고교 서열화 문제 제기되자 문재인 정부는 교육 불평등 해소를 위해 2025년까지 자사고·특목고를 일반고로 일괄 전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취임 직후 일반고 전환 방침을 전면 철회했다.
◆정책 변화에 학교 현장은 혼란
"물리를 들으면 내신 등급이 더 떨어질 것 같은데 그래도 들어야 할까요. 아니면 내신 성적 올리기 쉬운 다른 과목을 들을까요?"
고교 1학년인 김민규 군은 2학년을 앞두고 과목 선택으로 고민이 가득하다. 공학계열 진로를 지망하는 김 군은 '물리Ⅱ'를 듣고 싶지만 적은 수강 인원 탓에 내신 등급 하락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줄 세우는 상대평가 방식에서 고교학점제의 취지는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교육 정책 변화로 인해 혼란을 겪는 것은 온전히 현장에 있는 학생, 학부모, 교사들이다. 이들은 교육 정책이 새롭게 바뀔 때마다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으로 불안감에 휩싸인다고 토로한다.
고1 김도은 양은 "우리 때부터 새로운 교육과정, 입시정책이 적용돼서 불안한 마음에 여기저기 정보를 얻으러 다니고 있다"며 "앞으로 또 어떻게 정책이 바뀔지 모르니 여전히 불안하고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중3 자녀를 둔 학부모 노모(48) 씨도 "기존의 입시 방식 위주로 지금껏 준비를 해왔는데 갑자기 제도가 바뀌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감이 안 잡힌다"며 "정확한 정보도 접하기 힘들어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건 아닌지 불안하다"고 했다.
이런 상황을 틈타 사교육 업체는 불안감을 조장하는 이른바 '불안 마케팅'을 펼치기도 한다. 올해 고1부터 고교학점제, 내신 5등급제 등 새 제도가 적용되면서 일부 교육 업체들은 연간 수백만원을 받고 고교학점제 시간표 설계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다.
고2 자녀를 둔 김모(51) 씨는 "내신을 통해 수시를 준비하고 있는 지금 고2 학생들은 제수가 불가능하다. 내신이 5등급으로 적용되면서 변별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고2 학부모들은 빚을 내서라도 사교육 컨설팅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교육 정책 연속성·독립성 확보해야
전문가들은 급변하는 교육환경 속에서도 학교 현장이 흔들리지 않게 일관성 있는 교육정책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교육정책 컨트롤타워인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역할이 실질적으로 강화돼야 한다. 국교위는 지난 2022년 정권에 따라 흔들리지 않고 10년 단위의 중장기 교육 비전을 설정하기 위해 설치됐다. 하지만 현재까지 형식적 논의 수준에 머무르며 전문위원들의 정치 편향성, 조직의 집행력 부족 등의 이유로 사실상 교육부의 '거수기'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오는 9월 2기 국교위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당장 교육 주체의 실질적 참여 보장과 투명성 확보는 어려울 것으로 보여 여전히 기대치가 낮다.
홍섭근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 연구위원은 "교육부의 기능을 축소해 국교위의 권한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며 "하늘 아래 두 개의 태양이 있을 수 없듯이 교육부 권한이 강력한 상태에서 국교위가 정부 간섭없이 제대로 된 역할을 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대통령, 국회가 대다수의 위원을 임명하는 구조여서 정파성이 강한 인사들로 팽팽한 긴장감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며 "현장 출신의 교원, 교육 전문직 등 교육과정에 대한 이해가 있는 사람들로 전문위원을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교육 정책이 현장과 동떨어지지 않게 학생·교사·학부모의 정책 참여 구조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교육 선진국으로 꼽히는 영국, 독일 등은 교육 주체인 교사와 학부모가 정책 자문 기구에 일정 비율 이상 참여하도록 제도화했다.
김성천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는 "엘리트 전문가, 특정 집단 대표만이 아닌 경청회, 정책 제안제 등 현장 의견을 직접 수렴하고 반영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가 정착돼야 한다"며 "숙의 민주주의를 통해 학생들의 이익과 미래 교육 관점에서 진정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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